
다주택자 때리기와 '그들만의 리그', 숫자로 본 불편한 진실
이재명 대통령님께서 연일 강도 높은 어조로 다주택자를 비판하고 있습니다. SNS(X, 구 트위터)에 올라오는 글이나 청와대 브리핑을 보고 있으면, 다주택자는 부동산 시장을 교란하는 유일무이한 적폐이자 망국의 근원처럼 느껴질 정도입니다. (근데 김유정 대변인님도 2주택…)
언론과 유튜버들은 실시간으로 찬반 논쟁을 벌이며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습니다. 저는 어느 한쪽의 주장에 휩쓸리지 않고, 최대한 객관적인 시각을 유지하기 위해 직접 데이터를 뜯어보고 분석해 봤습니다. 참고로 저는 서울에 집 한 채 가진 평범한 1주택자입니다.
1. 서울의 다주택자, 정말 시장을 뒤흔들 만큼 많은가?
가장 먼저 확인한 것은 "서울에 다주택자가 얼마나 많은가?"입니다. 사실 '서울에만 주택을 2채 이상 보유한 사람'에 대한 공식 통계는 따로 집계되지 않습니다. 통계청 자료는 거주지 기준으로 '서울 사는 사람이 전국 어디든 집을 2채 이상 가진 경우'를 다주택자로 잡기 때문입니다.
공개된 최신 자료(2025년 11월 국가데이터처 발표)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서울 거주 2주택 이상 보유자는 371,826명입니다. 이 숫자는 2019년(약 39만 명) 정점을 찍은 후 5년간 약 1.4만 명(3.7%) 감소했습니다. 2025년 들어 현 정부의 강한 압박 정책으로 매도와 증여가 늘었다는 뉴스가 쏟아졌으니, 실제 숫자는 2024년 통계보다 더 줄었을 것은 이후 2026년 2월 통계가 나오지 않았더라도 충분히 예측 가능합니다.
그럼 이 37만 명은 서울 인구 대비 어느 정도일까요? 2025년 12월 기준 서울 인구(약 930만 명) 대비 약 4.0%에 불과합니다. 경제 활동이 가능한 20~70대 성인으로 좁혀서 계산해도 5~6% 수준입니다. 게다가 이 통계에는 서울 1채 + 지방 1채인 경우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서울 아파트만 여러 채 가진 사람'으로 좁힌다면 그 비율은 훨씬 더 낮아질 겁니다.
백번 양보해서 저 37만 명이 모두 서울 아파트를 2채 이상 가진 '투기꾼'이라고 가정하고, 그들이 가진 물량의 절반인 약 18만 채가 시장에 쏟아져 나온다고 칩시다. 2026년 5월 9일(유예 종료일) 전에 일시적인 가격 하락은 있을 수 있겠죠. 하지만 그게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까요? 그 다음은요?
![인구대비 다주택자 비율 [출처 통계청]](https://blog.kakaocdn.net/dna/b6wKE7/dJMcahDf1pZ/AAAAAAAAAAAAAAAAAAAAAHsVxHeQ3NOshNpaGf5kwusiGHqajpmHPuO3Ne_CCN0-/img.png?credential=yqXZFxpELC7KVnFOS48ylbz2pIh7yKj8&expires=1774969199&allow_ip=&allow_referer=&signature=8CQERyQqDhjaRSjj8Ps1Uv%2FodF0%3D)
2. 정책 입안자들의 화려한 부동산 성적표
두 번째로, 다주택자 잡겠다는 정책을 만드는 '나랏일 하시는 분들'의 보유 현황을 들여다봤습니다. 경실련이 발표한 '22대 국회의원 부동산 재산 분석 결과(2025.11.4)'를 꼼꼼히 읽어봤습니다. 읽는 내내 씁쓸함을 감출 수 없었습니다. 흔히 말하는 "그들만의 세상"이 숫자로 적나라하게 증명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서민들은 내 집 마련 꿈조차 꾸기 힘든데, 정책을 만드는 의원님들의 성적표는 너무나 화려했습니다.
- 다주택자 비율: 국회의원 10명 중 2명(20.4%, 61명)이 다주택자였습니다. "집값 잡겠다"던 외침이 무색해지는 순간입니다.
- 서울 쏠림: 의원들이 보유한 주택 299채 중 44.8%(134채)가 서울에 몰려 있습니다. 특히 강남 4구에만 61채가 집중되어 있습니다. 말로는 지역 균형 발전을 외치면서, 본인 자산은 서울 노른자 땅에 묻어두는 이 아이러니,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요?
- 임대인 국회의원: 서울에 집을 가진 의원 중 34명(26.5%)은 전세를 놓는 임대인이었습니다. 입법 권한을 가진 국회의원이 임대 시장의 직접적인 이해당사자가 되는 구조에서 과연 공정한 정책이 나올 수 있을까요?
더 충격적인 건 '신고액'과 '실제 시세'의 괴리입니다. 의원들이 신고한 아파트 평균 가액은 8.5억 원이었지만, 2025년 10월 기준 실제 시세는 15.2억 원에 달했습니다. 15.2억도 공시지가일테니 같은 단지 내 실거래가를 보면, 그 괘리는 훨씬더 클겁니다. 저 금액을 기준으로 해도 신고액은 시세의 56% 수준에 불과합니다. 경실련 발표에 따르면 국회의원들의 부동산 재산 평균은 19억 5천만 원입니다. 일반 국민 평균(4.2억 원)의 4.7배가 넘습니다.
![[표] 정당별 주택 보유 현황 (본인·배우자 기준) [출처:경실련 2025년 11월기준]](https://blog.kakaocdn.net/dna/bp4uFs/dJMcachFZIA/AAAAAAAAAAAAAAAAAAAAAMyb4riCchAH8VAp3JXcPWVV_A-yK-CeIkH2TSjtba55/img.png?credential=yqXZFxpELC7KVnFOS48ylbz2pIh7yKj8&expires=1774969199&allow_ip=&allow_referer=&signature=4XkJhHZ2f5AokDcbh2DfMi1JCT4%3D)
![청와대 참모 다주택자현황(배우자명의포함) [출처:김은혜 의원실]](https://blog.kakaocdn.net/dna/tR9YR/dJMcaaKVmMD/AAAAAAAAAAAAAAAAAAAAAJSnw5a4UrdVsccrwWg9I45Nsq_2phv0hkELd2ShYDK6/img.png?credential=yqXZFxpELC7KVnFOS48ylbz2pIh7yKj8&expires=1774969199&allow_ip=&allow_referer=&signature=Nimwat40sUwcZBHc86yBZf8437w%3D)
이 분들이 1주택을 판다면
서울을 정리할까요?
지방을 정리할까요?
3. 건물주, 임대인... 고양이에게 맡긴 어물전
주택뿐일까요? 상가나 빌딩을 가진 건물주 의원이 72명(24%), 전세를 놓는 임대인 의원이 95명(31.8%)입니다. 국회의원 10명 중 3명이 임대업자인 셈입니다. 국민들이 이를 두고 "고양이에게 어물전을 맡긴 격"이라며 비판하는 데는 충분한 이유가 있어 보입니다. 입법과 감독 권한을 가진 사람들이 시장의 플레이어로 뛰고 있는데, 경기가 공정하게 진행될 리 만무합니다.
이재명 대통령님은 과거 경기도지사 시절, "고위 공직자의 재산 증식을 허용하면서 공정한 정책은 불가능하다"며 부동산 백지신탁제를 강력히 주장했습니다. 대선 공약이기도 했죠. 하지만 민주당은 지난 대선에서 이를 슬그머니 뺐습니다. 대신 '거래 내역 공개'라는 하나 마나 한 카드를 내밀었습니다.
정부와 여당이 진심으로 다주택 박멸을 원하신다면, 국민을 쥐어짜기 전에 먼저 보여주셔야 합니다. "1급 이상 고위 공직자는 실거주 1주택을 제외한 모든 부동산의 보유와 매매를 원칙적으로 금지한다." 이 정도 기준은 마련해야 '진정성'을 믿어주지 않을까요?

4. 20년째 제자리걸음, 멈춰버린 시간
가장 뼈아픈 대목은 경실련이 이미 2005년에 똑같은 내용(1급 이상 고위 공직자 1가구 1주택 외 매매 금지)으로 입법 청원을 했었다는 사실입니다. 20년 전에도, 그리고 2026년 지금도 우리는 똑같은 뉴스를 봅니다. 개발 정보 미리 빼내서 친인척 명의로 땅 투기하고, 시세 차익 챙기는 고위 공직자들의 비리. 이 지긋지긋한 '내로남불'은 멈출 기미가 보이지 않습니다.
이제라도 바뀌어야 합니다. 정책을 입안하고 법을 만드는 높은 분들부터, 이해당사자로서의 투자를 금지하고 불가피할 경우 엄격한 심사를 받게 해야 합니다. 그래야 국민들이 정부를 신뢰하고 정책을 따를 수 있습니다.
"심판이 선수로 뛰고 있는데, 그 경기가 공정할 리 있습니까?" 20년째 제자리걸음인 '공직자 부동산 백지신탁'. 다주택자를 탓하기 전에, 그것부터 해결하는 것이 국민을 설득하는 유일한 길입니다.
더욱더 자세한 내용이 궁금하시면, 아래 영상을 참고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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